중등논술/청소년소설읽기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독서감상문

해원논술 2024. 10. 11. 19:24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문학상이 나왔다.
 
그동안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작가들이 많았지만 번역에 한계가 있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면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잘 된 번역도 한몫했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적 지위 향상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24년 10월 10일. 노벨문학상을 선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정 이유를 보면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 관한 소설이다.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작가 한강은 2016년에 한국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 독서감상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에 관한 소설이다. 소설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소년 동호를 중심으로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 당시 일 뿐만 아니라 그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사는 광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소설을 쓰며 "벌 받는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벌 받는 심정이었다. 5월 광주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내 가족 내 이웃이었기 때문이다.
 
1장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중학교 3학년 동호의 이야기이다. 서술자가 '너'라서 자칫 2인칭 시점인 듯한 낯설음에 당황하며 소설을 읽었다. 너(동호)는 정대의 시신을 찾으로 시신들이 모이는 도청으로 갔고 그 곳에 남아 잔일을 돕게 된다. 집에 가자고 찾아온 작은 형과 엄마를 보내고 27일 마지막 까지 그 곳에 있다가 진수형이 자수하면 살 거라고 했는데 자수해서 총 맞아 죽었다.
 
2장은 죽은 정대의 혼이 서술자이다. 평소에 사람이 죽으면 혼은 어떻게 될까? 라는 의문이 많았는데 작가 한강이 나의 의문을 한번에 해소해 주었다. 작가의 상상력이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혼은 하얀 새같은 것. 사람이 죽으면 몸에서 살짝 빠져나와 시신이 없어질 때까지 간당간당 붙어서 따라다니다 시신이 점점 썩어가면 자기 몸을 혐오해가며 몸에서 점전 떨어져 나온다. 혼은 다른 혼은 느끼지만 서로 대화는 못한다. 자기가 간절히 그리워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느낌으로 안다. 정대의 혼은 누나 정미가 죽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자기 몸이 불 태워져 없어지자 자유로이 날아갔다. 어디로 갔을까?
 
3장부터는 동호가 도청에서 같이 지냈던 진수, 은숙 누나, 선주 그리고 동호의 엄마. 그러니까 살아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계엄군에게 패배한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 살아남아서 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끔찍한 고문을 받던 이들은 풀려났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십 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트라우마.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낀다. 왜 이 죄없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 할까? 정작 광주를 그렇게 만든 전두환은 아무런 죄책감없이 골프치러 다니며 잘 먹고 잘 살다가 90살이 넘어서 한번에 고통없이 죽었다. 참 세상이 너무 불공평함에 울분이 터진다.
 
아직도 정치권에서 5.18을 북한군에 의한 폭동이라고 떠드는 국회의원도 있다. 몇년전에는 1980년 당시 미국 정보요원이었던 사람이 나와 5.18은 전두환에 의해 짜여진 시나리오였다는 것이 증언했다. 전두환은 정권을 잡기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고 제일 큰 걸림돌이었던 김대중의 고향이고 서울과 적당히 멀고 사람들의 기질이 다혈질이라 자기들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일 것이라 판단해서 광주를 찍은 것이다. 사복경찰을 투입해서 사람들을 선동하고 더 격렬하게 시위하도록 만들어 강력한 진압을 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든 것이다. 왜냐하면 광주는 북한이 사주해서 시위를 한 곳이기 때문에 철저히 짓밟아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수의 권력자를 위해 아무 죄없이 아무 이유없이 피를 흘려야 했던 사람들, 그 가족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는 것일까?